런던에서의 첫 번째 아침이 밝았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돼 밤 새 뒤척이며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런던 시간으로 새벽 5시 30분 쯤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정신은 몽롱하고 몸도 피곤에 지쳐 축 늘어지기는 했지만 런던에서의 첫 일정이 이 곳 현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해 놓은 투어라 기대감에 마음이 들떠 더 이상 침대에서 꼼지락거리고 늘어져 있을 수가 없어 커피라도 마시며 일
찍 준비해두자는 심산에서였다.
빛이 새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밤 새 꼭꼭 여며 닫아두었던 커튼을 열고 테라스로 통하는 창을 열고 바깥 공기를 들이
키기 위해 밖으로 발을 내 딛는 순간, 서늘하고 청명한 새벽 공기와 이슬을 머금은 가든의 나무와 풀 냄새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이미 거리에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호텔 앞을 나와 서성이고 있었고 차 들도 제
법 많이 지나다니고.......
커피포트에 물을 올려두고 끓자마자 커피를 한 잔 타서 찬 새벽 공기를 흠뻑 들여마셔가며 의자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비록 엄청나게 비싼 비행기 값을 치루긴 했지만 무리해서라도 런던까지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뭉게뭉게....
아침식사를 하는 다이닝룸은 지하 1층에 위치.
지하라고는 해도 호텔 현관쪽에서 보면 지하지만 다이닝룸에서 보자면 반 지하 정도 되는 다소 난해한 정체성을 가진
곳이라 층수를 정의하기가 좀 애매한 포지션.
오늘은 코츠월드 투어를 신청해뒀기 때문에 집합장소인 해머스미스역으로 8시 45분까지 도착해야만 하는 일정.
아침식사가 오전 8시부터라 해머스미스역으로 8시 45분까지 가려면 늦어도 8시 15분까지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얼스
코트전철역까지 달려가야 하는지라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7시 55분에 룸에서 나왔다.
지하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더니 가슴언저리가 거의 절반은 넘게 파인 섹쉬한 녹색 티셔츠를 입은 영국 아주머니가
주방에서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 중. 반갑게 먼저 Hello~!! 라고 활짝 웃으며 인사했더니 아주머니 역시 푸짐
하게 웃으시면서 Hello~ 하며 인사를 받아주심. ( 대략 50대 정도로 보였는데 큼직큼직한 이목구비에 미인형 )
호텔 규모가 작다보니 조식 레스토랑도 소박한데 그래도 각 테이블마다 깔끔하게 세탁해서 정돈해놓은 린넨 테이블보
를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오픈되자마자 도착한 터라 아직 아무도 없어서 마음놓고 사진도 팡팡 찍었다.
자리도 가장 좋은 곳으로 먼저 찜해서 앉을 수 있었고.. ( 당연히 넓은 창이 있는 테이블로 )
신선한 우유를 한 잔 가득 따라와 자리로 돌아와 마시고 있으니 녹색 티셔츠의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tea or coffee? 라
며 물어왔는데 오늘 투어 일정상 오랫동안 차를 타고 다녀야할 상황이라서 화장실 걱정이 앞서 필요없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이번엔 상냥하게 Toast? 라고 물어봐주심? 그건 받아야 할 것 같아서 부탁한다고 말씀드리고 잠시 우유를
마셔가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시간은 어느새 8시 5분... 빨리 빵이 구워져야 얼른 먹고 8시 15분에는 호텔을 튀어나가
야 하는데 주방에서는 오븐에 넣어 둔 빵이 아직도 감감 무소식.
막 8시 8분이 되자마자 따끈따끈한 크로와상과 토스트를 담은 바구니를 들고와서 테이블에 놓아주신다.
토스트 빵에 버터 바르고 치즈 반으로 갈라 끼우고 햄 끼우고 쨈 발라서 5분 만에 흡입 해 준 뒤 잘 먹었다고 인사하고
는 정확하게 8시 15분에 호텔 문을 나서서 부지런히 전철역으로 달려나갔다. 단 7분 만에 아침식사 피니쉬!!
평소에는 아침을 거르지만 여행지에서까지 아침을 포기할 수는 없어서 조금이라도 먹어두자 싶어 조금 무리를 하긴
했는데 그래도 그거 좀 먹었다고 오전내내 든든 . ( 하루종일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체력을 유지하려면 든든하게 먹
고 다니는게 필수다. 거기다 배도 빨리 고파지니 그때 그때 필요한 칼로리를 보충해두지 않으면 쉽게 지치게 됨 )
오늘 코츠월드 투어 집합 장소는 해머스미스역 스타벅스 맞은편의 서브웨이 앞.
다행히 해머스미스역이 숙소인 얼스코트역에서 두 정거장 밖에 안되는데다 런던의 지하철은 운행간격도 짧아 역에 도
착하자마자 바로 전철을 타 해머스미스 역에는 8시 30분이 안된 시각에 도착했다.
해머스미스가 출구가 몇 군데 있기 때문에 혹시나 헷갈릴까봐 출국하기 전에 미리 한국에서 미팅 장소를 검색해보고
온 보람이 있어 개찰구 나오자마자 전혀 헤매지 않고 한 번 만에 출구를 찾아 나왔다.
아래 동상을 등지고 11시 방향을 보면 서브웨이 샌드위치 가게가 보이고 바로 그 앞에서 가이드 차량과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바로 여기 ↓
의도치 않게 샌드위치 가게 앞에 서서 기다리던 가이드 두 분의 모습이 찍혔다.
젊은 청년 가이드라 일부러 흑심을 품고 찍은건 절대... never 아님. 이런건 믿어야 한다. 서로 믿지 못하고 불신을
조장하는건 요즘같은 어려운 시기에 국론 분열을 일으키는 중차대한 범죄... 아, 젠장!!!! 하도 언론에서 세뇌하듯이
떠들어대다보니 나도 점점 조선일보 말투를 닮아가네.. 재수없어!!!! -_-^ 아무튼...
일단 저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횡단보도를 건너야겠지? 근데 아무리 기다려도 신호등이 파란불로 안바뀐다.
주변의 영국인들은 빨간불에도 무단 횡단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데 그래도 문명인 신분에 그런 나쁜걸 따라할 수는 없
자나? 파란불 기다리는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이러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었는데 진짜로 바뀌지 않는 신호등.
시간은 이제 8시 35분. 뭐야 이거? 신호등 고장난거 아냐? 싶어 짜증이 슬슬 치밀어 오르는 찰나 갑자기 머리 속에
번개처럼 번쩍하며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으니...
얼른 신호등을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버튼 조작 장치가 붙어있다. 오래전 일본에 갔을 때 이런 경우가 있
어서 한 번 당황했던 적이 있었는데 런던도 신호등을 유연성있게 운영하나보다.
보행자가 버튼을 눌러야 파란불이 들어오게 되어 있는 시스템. 아으... 바보 머저리 같으니라고!!! ㅠㅠㅠㅠㅠㅠ
런던 여행가실 분들아... 횡단보도 앞에서는 맨 아래 흰 색 버튼을 눌러야 신호등 조작이 됩니다. 나처럼 신호등 불이
자동으로 바뀔때까지 기다리다간 하루 종일 길 못 건널수도 있음.
아무튼 횡단보도를 무사히(?) 건너서 훈남 가이드분과 인사를 교환하고 이름을 밝힌 뒤 투어 참가자들이 다들 모이자
마자 바로 차량 출발~!! ( 투어 차량 사진을 찍어뒀었는데 이 사진도 실종... 무려 벤츠였음 )
횡단보도 앞에서 그렇게 헛발질을 했는데도 내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바람에 가이드분 바로 옆 좌석에 앉아 갈 수 있
었다. 여긴 선착순으로 좌석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매우 바람직한 투어여행사. ㅎㅎ
차량은 총 두 대로 나뉘어서 출발했고 한 차는 6명, 우리 차는 7명이 승차했다.
헤머스미스가 런던 시내와 좀 떨어진 외곽이다보니 차는 금방 고속도로를 접어들어서 옥스포드 방향으로 속도를 높였
다. 신기했던건 영국의 고속도로에서는 통행료를 징수하지 않는다는 것. 차를 사면 차 기종과 배기량에 따라서 미리
세금을 걷는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통행료 개념이라고 한다. 중고차는 중고차 연식이나 기종에 따라 세금을 부과한다
고 함. 이런 것도 국내도입이 시급.......... 관두자. 입만 아프지.. 젠장
코츠월드( cotswolds )는 어느 한 도시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자그마한 마을들이 모여있는 지역 전체를 통틀어서
칭하는 말이다. 코츠월드의 뜻을 직역하자면 "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 " 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코츠월드에 속하는
마을들 대부분이 이런 언덕같은 구릉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몇 백년 전 양모산업이 한참 발달했을 때
이 곳 코츠월드의 각 마을에서 양모들을 저장하는 오두막들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단다. ( 코츠월드가 양의 한 종류
라고도 하는데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음 ) 이 코츠월드를 이루는 대표적인 마을로는 치핑 캠든, 버포드, 스트랫포
드 어픈 에이본 ( 세익스피어가 태어난 곳으로 지금까지도 생가가 아주 잘 보존되어 있음 ), 바이버리, 버튼 온 더 워
터, 어퍼 슬로터, 로워 슬로터, 스토우 온 더 월드, 캐슬 쿰, 챌튼 햄, 브로드웨이 등등 약 50여개의 마을로 구성되어 있
다고 한다.
각 마을들 대부분이 최소한 300년 이상 된 집들로 이루어져있으며 집들을 지을 때 쓰인 돌은 라임스톤이라고 해서
특유의 짙은 벌꿀색을 띄는게 특징이라고 한다. 오래된 집은 600년 이상이나 된 집들도 있다고 하니 살아있는 박물관
이라고 해도 무방한 곳. 코츠월드 대부분의 마을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증,개축에 관해서도 매우 엄격해서 집 주인일지라도 허가 없이 마음대로 집을 허물고 새로 지을 수도 없으며 보수를
할 때도 당국의 엄격한 관리감독 하에 이루어진다고 함. 현재 영국내에서 가장 살고싶은 곳 1순위로 항상 꼽히는 곳
이기도 하며( 물론 해 마다 1순위가 바뀌기는 한다. 작년엔 바이버리, 올 해는 캐슬 쿰, 뭐 이런식으로.. ) 아주 오래전
부터 조상 대대로 터를 잡고 사는 주민들도 있지만 요즘은 은퇴한 부자 기업가들이나 유명 연예인들, 부유한 노년층들
이 떠들석하고 번잡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한적하고 고요한 생활을 누리기 위해 이사해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함.
보기에는 소박하고 자그마한 집들로만 보일 지 모르나 실제 거래되는 집 값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서 돈 좀
있고 밥 술 깨나 뜨는 정도의 수준만으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곳이라고.... =_=
내가 처음에 런던여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도 바로 이 곳 코츠월드 때문이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찮게 목가적이고 호젓한 시골 마을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순간 심장이 쾅 하고 내려앉는 듯
한 강렬한 울림에 한 참 동안을 그 아름다운 풍경에 홀려 눈을 떼지 못한 채 바라보고 있었다.
코츠월드의 마을 중 하나인 바이버리( Bibury )의 알링턴 로우( Arlington row )라는 곳이었다. 언제가 될런지는 모르
겠지만 다음 번 여행지는 반드시 코츠월드로 가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코츠월드와 바이버리 두 단어를
마음속에 새겨놓은 채 몇 년을 넘기고 있던 차에 마침 셜록 드라마 여파도 있고 스코틀랜드 하이랜더도 가 보고 싶어
영국행을 결심했던 나.
9일 간의 짧은 일정인지라 가보고 싶었던 모든 곳들을 만족할 만큼 구석구석 들여다보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최대한
동선을 짜내서 다녀와보자 싶어 코츠월드에 대해 샅샅이 검색을 해보았는데 마을들이 다들 가까이 다닥다닥 붙어있긴
하지만 대중교통편이 워낙 불편해서 버스도 하루에 운행하는 횟수가 몇 번 안되는데다 그마저도 저녁 7시가 넘어가면
대부분 끊어져서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기차같은 경우도 코츠월드의 핵심 마을 몇 군데만 연결이 되기 때
문에 이 곳을 꼼꼼하고 자유롭게 구경하기 위해서는 투어나 렌트카를 이용하는게 필수.
처음엔 코츠월드에서의 1박 2일 일정을 고려했었는데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고 교통편을 이리저리 알아봐도 개인적으
로 기차나 버스로 이동하는 것 만으로는 내가 가고 싶었던 마을들을 꼼꼼하게 둘러보기란 매우 어려울 것 같아서 결국
일일 투어를 이용하기로 했다.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보름 정도의 일정으로 영국 여행와서 코츠월드에서만 현지인이 된 기분으로 일주일 정도 머물
러주지!! 라는 생각으로 이번엔 몇 군데의 마을만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런던을 출발한지 대략 2시간 30분 가량 지나 차는 드디어 코츠월드로 접어들었다.
도로 좌우로 펼쳐진 밀밭도 지나고...
아름드리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숲 길도 지나고...
.
.
.
드디어 도착한 바이버리.
아래는 바이버리 마을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스완 호텔. 400년 전통을 자랑한다고 한다.
이 곳 역시나 라임스톤 돌로 쌓아올린 건물이라 짙은 벌꿀색.
코츠월드에서의 1박을 계획하며 이 호텔도 숙박비를 알아봤었는데 나같은 불가촉천민이 감히 넘볼 수 있는 곳이
아니었음. 여기서 접시나 닦고 침대보를 교체하는 하녀라면 몰라도...... =_=
도착한 시각이 정오 가까울 무렵이라 햇살이 정말 강했다.
게다가 영국답지않게 근래 보기드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때라 무척 덥기도 했던터라 차에서 내리자마자 살짝
불쾌감이 느껴질 찰나였는데 결정적으로 이 날이 일요일이었던지라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영국
현지인들까지 가세해서 바이버리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7월이 영국을 여행하기에는 최적기인데다 워낙 성수기인지라 사람들이 어느 정도 많을거라는건 각오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이 한가롭고 평화로운 전원마을의 도로를 전부 뒤덮다시피하며 주차되어있는 차량들과 골목골목을
꽉꽉 메우고 있는 관광객들을 보는 순간, 구경이고 뭐고, 사진이고 뭐고 전부 다 포기하고 도로 런던으로 돌아가고 싶
다는 격한 감정에다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니들 관광객 나부랑이들이 이 아름답고 한적한 전원마을 풍경에
결정적인 공해를 일으키고 있나? 하는 억하심정에 억장이 무너지고 부아가 치밀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는 나 역시 이 무지막지한 관광객들 중 하나이면서도 이 풍경들을 독점하지 못한다는 아쉬움과 비뚤어진 심사로
혼자 괜히 부글부글........ 역시 " 관광하기에 좋은 시기 = 많은 사람 " 이 공식은 만고불변의 진리.
게다가 조용조용하니 다른 관광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일본인들과는 달리 유달리 시끄럽고 질서 안 지키고 매너
없는 중국인들은 또 왤케 많은지..... 비행기 속에서 울어대던 꼬마 애만 익룡소리를 내는 줄 알았는데 이 곳 코츠월드
에 와서야 중국인들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가 다 익룡무리에 속한다는걸 깨달았다.
나중에... 진짜 나중에 비수기 때 다시 찾아와서 이 호젓하고 아름다운 광경을 독점해주리라!! ㅠㅠㅠ
40여분 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져서 울컥해진 마음을 겨우겨우 다스리고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아래는 물이 너무 맑고 깨끗해서 찍었던 사진.
바이버리에는 송어양식장이 있는데 송어는 1급수에서만 서식할 수 있다고...
이 송어양식장은 식당을 함께 겸하고 있어서 송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 물론 가격은 비쌈 )
양식장에 들어가려면 입장료가 있는데 굳이 입장료까지 지불해가며 볼 만한 것은 없다는 정보를 사전에 미리 입수
하고 갔기에 쿨하게 패스했다.
그리고 덩치가 집채만 하던 백조. ( 오리 아님. 백조.... swan )
아래는 좀 희귀한 흑조라서 사진을 찍어봤다. 올 블랙은 아니지만 짙은 갈색의 깃털로 뒤덮여 있어서 흑조로 분류한다
고 함. 관광객들이 빵이며 과자조각들을 잘 던져주기 때문에 사람을 경계하지 않았다.
니들 그러다가 큰 코 다친다? 영국사람들은 젠틀해서 니들한테 해코지 안하지만 지금 여기에는 날으는 것은 비행기랑
헬리콥터 빼고는 다 먹는다는 중궈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니? ( 나 중국인들에게 억하심정 많음. 부정하지 않겠음. 그
래.. 난 중국인종차별주의자야!!!!!!!!!!!!!!!!!!!!!!!!!!!! -_- )
내가 물가로 내려가자 뭐라도 줄려나 싶어 우르르 몰려오더니 아무것도 줄 기색없이 사진만 찍어대니 흥~!! 하며 자기
볼 일에 집중하시던 모습. 빵쪼가리 하나 던져 줄 형편도 못되는 가난뱅이 주제에 카메라는 뭣하러 들고다녀? 라는
듯 좀처럼 예쁜 포즈를 보여주지 않으신다. 모델료 안줬기로서니 너무 한거 아니니 니들?
흑조들 사진만 올리면 섭섭하니까 우리가 상상하는 모습대로의 백조 사진도 한 장.
아, 그리고 백조는 영국 여왕을 상징하기 때문에 백조를 해치거나 못살게 굴면 엄벌에 처해진다고 함. 뭐 믿거나 말거
나 통신이긴 하지만.. ( 어이~~ 잘 듣고 있나? 중국인들? )
관광객들이 많은 와중에도 잠시 길거리가 뜸한 틈을 타 전광석화와도 같이 셔터를 눌렀던 사진.
울타리로 쌓아올린 벽돌과 집을 쌓아올린 돌벽들 모두 최소 300년 이상된 돌이라고 함.
가드닝에 목숨을 거는 영국인들 답게 마당의 꽃들과 나무도 너무 예쁘고 아름답게 꾸며놓았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도 의외로 운치가 있을 듯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비수기 때 다시 찾아오기로 마음먹었다.
여기가 바로 내가 한 눈에 꽂혀버렸던 바이버리를 대표하는 알링턴 로우
사람들이 모두 다 지나가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한참동안 서 있는데 관광객들은 끊임없이 올라오고 올라오고 또 올
라오고.... ㅠㅠ 사람 하나 없는 건물 풍경 사진 찍기는 애시당초 글른 듯 하여 눈물을 머금고 이딴 사진 한 장만 남
기고 나도 발 길을 재촉했다.
3백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
5월에 왔더라면 온갖 꽃들이 만발해서 장관이었을텐데...
코츠월드의 전형적인 풍경 사진을 남겨오지 못해서 좀.. 아니 사실은 많이 아쉽다.
벽 뿐만 아니라 지붕도 돌로 만들어져 있었다.
습하고 추운 겨울날 돌 벽과 돌 지붕이면 더 춥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다락 창 위로 나 있는 굴뚝을 보며 쓸데없는
걱정을 했구나 싶다.
바이버리는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있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보니
관광객들이 가끔 가다 의도치 않은 실수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남의 집 안 마당까지 함부로 들어가 사진을 찍어댄다거나 열려 있는 문 틈으로 집 안 내부를 기웃거리는 경우가 바로
그런 케이스. 어디까지나 현지인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곳들이니 차분하게 길가에 면해있는 건물이나 풍경 정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실례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
이 곳은 예전에 코츠월드 일대가 양모 관련산업으로 한참 번창했을 당시에 쓰인 헛간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이런 양모를 보관하던 창고가 많이 있었다고 하던데 양모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부터는 창고도 많이 없
어져 현재에는 몇 군데 남지 않았다고 한다.
나즈막한 언덕길을 천천히 걸어올라가다보니 어느새 바이버리에서 가장 높은 구릉지대에 도착했다.
이 곳에도 벌꿀색 벽돌 집들이 몇 채 늘어서 있었다.
시간이 정체해버린 듯 중세 분위기 그대로의 마을 풍경.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굴뚝 위의 TV 안테나 정도일 듯.
무슨 꽃인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담벼락에 만발해있었다.
벌꿀색의 벽돌과 너무너무 잘 어울리던 광경.
천천히 바이버리를 한 바퀴 둘러보고 아까 출발 장소였던 스완호텔로 다시 되돌아왔다.
이 곳은 상점들이나 식당들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라 점심 식사는 다음에 들를 버튼 온 더 워터에서 먹기로 하고
다시 투어 차량에 탑승했다.
안녕... Bibury....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꼭 다시 들를거야.
그때까지 변치말고 이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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